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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통영 다찌 - 오지국가전문노무자 250324

by Andie 2025. 4. 6.

 

한참을 설득해도 집에 가겠다는 와이프를 설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혼자 다찌에서 술을 먹고 와이프가 운전하는 것으로 타협은 봤는데 다찌의 맛을 느낄 수 없어 계속 고민을 해봅니다.

그나저나 참 멋집니다. 통영 분들 복 받으신 것 같습니다. 싱싱한 해물을 매일 산지 직송해주는 유명한 시장이 두개나 있고 산책 코스도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누가 그러셨다는데 격하게 공감합니다.

ㅋㅋㅋ 술시가 되니 와이프가 그럼 다찌에서 술을 먹고 차에서 술이 깨면 가는 것으로 대타협을 했습니다. 온다찌를 가면 더 좋은데 그냥 반다찌로 가기로 했습니다.

 

ㅇ 온다찌 : 식당이 아닌 술집의 개념으로 운영되며, 안주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고 술을 주문하면 제철 안주를 제공

- 과거에는 술 한병에 만원 정도이고 술을 주문할 때마다 안주를 더 내주는 형태(다찌)였으나, 현재는 일인당 식사비를 정액제로 받는 코스요리로 변화(온다찌) 함, 술 한병 정도는 기본으로 주고 이후 추가 술은 요금에 추가되는 형태

 

ㅇ 반다찌 : 인당 기본가격은 20,000 ~ 30,000원, 술 한병에 5,000원으로 운영이 되니, 얼추 온다찌의 반 정도 가격으로 싱싱한 해산물이 제공됨

[출처] 통영 반다찌와 변천사에 대한 지역주민 총정리, 후기(반다찌코리아, 혁이네다찌)|작성자 HAEJIEUM

 

현지에서 요즘 뜨고 있다는 고래섬 반다찌를 찾았습니다.

음..... 삶은 계란이 나오는 게 조금 쎄했습니다. 하지만 겨자는 좋은 것을 쓰시더군요. 전복향 야채죽은 그냥 평범.

사시미 간장도 물건너 온 전문 간장을 쓰고 있습니다. 빨뚜가 없고 너무 약한 술만 있습니다.

드디어 일번 타자들이 나왔습니다. 야채 샐러드, 관자인 줄 알고 좋아서 먹었던 버섯, 고둥 삶은 것, 홍가리비, 꼬시래기,그리고 꼬막 같은 조개입니다.

초밥도 한개씩 주십니다. 하나 하나 설명을 해주시지 않아 뭔지 모르고 그냥 음식 나올 때마다 술을 한잔씩 먹습니다.

저도 생전 처음 먹어보는 꼼장어 수육입니다. 통영에서는 많이 잡혀서 말려 놨다가 물에 데쳐서 먹는다고 합니다. 꼼장어를 직접 보신 분은 아마 접근이 어려울 만한 음식입니다. 자갈치에서 생 꼼장어를 바로 불에 구워 주시는 것과 높은 가격(호갱~~)에 놀라서 한동안 먹지 않았는데 봉인을 해제해 봅니다.

 

와이프가 자기는 절대 먹을 수 없다고 해서 저 혼자 술 3잔과 함께 먹었습니다. 소주 한병이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잘 갔습니다.

다찌는 기다림의 미학인 것 같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은 음식이 끊기지 않고 나오는 것 같은데 우리는 음식 양도 적도 흐름이 자꾸 끊긴다고 이야기하니 제가 너무 빨리 먹어서 그렇다고 와이프가 뭐라 합니다.

잡채는 그냥 평이하고 새로운 음식이 많이 나올거라는 기대감에 일단 좀 참아 봅니다. 튀김 종류였는데 빨리 먹는다고 뭐라 한 와이프는 벌써 다 먹었습니다.

좋은데이가 몇병째 였는지 가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바삭한 파전이 나왔습니다. 다음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기다리다가 잡채와 콘샐러드까지 다 비웠습니다.

전복, 해삼, 숭어, 돔이 나왔습니다. 선어인 것 같은데 비리지 않고 쫀득합니다.

멍게도 출동했습니다. 통영이 굴과 멍게 양식장이 많아 매우 싱싱합니다.

섬진강 벚굴에 버금가는 사이즈의 굴입니다. 와이프는 생굴을 먹고 한번 고생하더니 굴을 손도 안댑니다. 저 혼자 파티입니다.

회를 다 먹을즈음에 회무침이 나오고 다음에 탕이 나온 것 같은데 사진이 없습니다. 기억이 없습니다.

배가 너무 불러서 호텔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제가 이긴 것 같습니다.

아까 낮에 고민했던 그곳을 지나서...... 아름다운 밤이었을 것 같은데 기억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갔습니다.

완벽하게 주화입마 된 것 같습니다. 그 날 저녁의 마지막 사진입니다.

 

 

습관이 참 무섭습니다. 뉴스사사 활동 때문인지 그 와중에도 사진을 찍었네요. 매우 깔끔하고 없는 게 없습니다.

통영 중앙시장 앞의 한산호텔입니다. 오래된 외관인데 내부는 매우 좋습니다.

부지런한 분들이 투숙하는 뷰가 이렇게 좋은 방도 있더군요.

꼭두새벽(6시경)이라 사람이 거의 안보입니다. 저는 새로운 곳에서 아침 산책하는 것이 좋습니다.

멀리 동피랑이 보입니다. 언덕길은 무릎에 안좋다 해서 멀리한지 오래되었습니다.

호텔 근처가 중앙시장이고 10분 안되는 거리에 서호시장도 있습니다. 중앙시장은 생선회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꿀빵도 유명한데 아직 문 열기 전입니다.

거북선이 있는 곳을 지나서

서호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유명하다는 원조시락국을 파는 곳입니다. 통영에서 많이 잡히는 바다장어를 건조하고 부산물인 머리 등을 배추시레기와 함께 푸우욱 고으다시피 끓여서 새벽에 조업나가는 어부들이 후루룩 먹고 나갈 수 있게 국밥으로 만들었는데 요즘 매우 인기라고 합니다. 저도 대학생때 혼자 찾아 왔던 곳이었습니다. 와이프에게 바다장어가 재료라고 하면 분명히 안먹을 듯 합니다. 그래도 의리없게 혼자 먹을 수는 없습니다.

블루리본이 12개나 붙어 있는 복요리 전문 '부일식당'입니다. 여기도 정말 맛집입니다. 해장하러 들어 갔다고 다시 취해 나오는 개미지옥 같은 곳이죠. 와이프가 여기를 선택했습니다.

아침부터 손님으로 넘쳐 납니다. 아침부터 술을 드시는 호쾌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유명하신 분들이 많이 오셨다고 합니다.

저녁에는 먹을 수도 없는 곳입니다. 낮술의 성지~~~~

전라도는 정말 어딜가도 맛집입니다. 통멸치 젓갈과 파래무침, 파김치, 숙주나물, 애호박 무침, 그리고 특이하게 병어회를 주십니다. 어제 반다찌보다 구성이 더 알찬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복국에 최초로 식초를 넣어서 드실 생각을 하신 분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어제 술을 그리먹었어도 또 술 생각이 납니다.

졸복으로 끓인 맑은 탕입니다. 다데기도 있는데 제 입맛에는 그냥 먹는게 좋습니다. 그리고 졸복이 한가득이라 소주 생각이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