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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대변항, 멸치 3종 세트, 250324

by Andie 2025. 3. 30.

 

저는 전생에 뽀로로 였던 것 같습니다. '노는게 제일 좋습니다.' 특히 남들 일하는 날에 노는게 제일 좋습니다. 이런 저런 사유로 여름휴가를 조금 일찍 우발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원래는 대마도에 1박2일로 다녀오려고 계획없이 출발했으나 바람이 세서 파도가 많이 친다는 핑계로 그냥 나주 => 부산 => 거제 => 통영을 한바퀴 돌다가 귀환했습니다.

아침에 늦으막히 출발했고 중간에 경유지를 거쳐 부산에 도착하니 벌써 두시가 넘었습니다. 유명한 돼지국밥을 찾아 가고 싶었으나 평일인데도 부산 시내 교통지체가 심각합니다. 기장 근처의 현지인 맛집을 찾아 들어 갔습니다.

돼지국밥 전문점이라고 하는데 메뉴가 많아서 조금은 쎄한 기분이 들었지만 돼지국밥의 효능이 붙어 있는 것을 보니 돼지국밥에 내공이 있는 집이라 사료되어 그냥 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와이프가 배가 고파서 다른 곳을 갈 수도 없었습니다.

돼지국밥 삼종세트가 나왔습니다. 정구지, 새우젓, 중면입니다. 중면은 무한리필이라고 하는데 처음 국물이 뜨거울 때 이후로 더 추가하면 국물이 식어서 한번 밖에는 넣을 수 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데기가 있어서 굳이 얼큰국밥을 주문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습니다. 이건 말이 필요없는 맛입니다. 저는 살코기 국밥을 추천드립니다. 마치 장조림 같은 고기가 수북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살짝 무친 정구지는 주문할 때마다 바로 부쳐주십니다.

 

밥을 먹었으니 저녁 식사를 위해 시장구경을 합니다. 기장시장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예전에 여기서 대게를 1/N로 술과 함께 동료들과 신나게 먹고 사진을 올렸다가 와이프한테 혼자 먹고 약올린다고 가루가 되게 털린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우측 상단의 고기가 이 동네에서는 빨간고기라 불리는 '금태'입니다. 이게 다 큰거를 잡은 건지....... 상단 왼쪽은 딱 한점 사이즈로 회를 떠서 말린 상태입니다. 항구에서 낚시를 내리면 볼락과 더불어 정말 많이 잡혔던 기억이 납니다. 제주도의 자리돔처럼 낚시만 담그면 한두마리씩 올라 오는 어종입니다. 저는 손질을 못해서 잡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홍게와 대게가 싱싱합니다만 이미 돼지국밥으로 배를 채운터라 그냥 구경만합니다. 키로에 3.5만원 수준이랍니다. 큰게 맛납니다. 예전에 강구항에서 마리당 10만원에 먹었던 박달대게가 생각납니다. 그건 와이프랑 먹었습니다. 근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번 더 물어보니 "ㅇㄴㅇㄹ 먹고 나랑 먹었다고 하냐고 일갈을 하십니다."

기장은 미역이 특산물입니다. 다른 곳과 달리 길게 말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3월경에 채취를 한다고 하니 햇물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처가와 친가 선물용으로 한보따리씩 삽니다.

적당한 바람,낮은 습도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자연해풍에 하나하나 말린 오리지널 기장미역, 다시마 판매합니다. (농라 -농산물 수산물 직거래 장터) | 작성자 기장 어가이야기CR623

속초에서 보던 자연산 섭입니다. 이거 정말 끓여 놓으면 국물이 뽀얗게 올라옵니다. 지금은 지중해 담치가 더 많이 보이는데 섭과는 국물이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개불, 멍게, 뿔소라, 고둥, 돌멍게 등등...... 제가 처음 본 조개도 있네요. 다 먹어보고 싶습니다.

다이어트에 좋다고 하는 미역귀도 있습니다. 심심할 때 먹으면 좋은데 너무 많이 드시면 큰 변을 당하실 수 있습니다.

대변항에 도착했습니다. 시간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인터벌이 생겼습니다. 주변 구경을 해야죠.

대변항이 이렇게 변하다니..... 멋진 카페도 있고 다리도 멋지게 생겼네요. 예전에 연화리 해녀촌에 해물 먹으러 와서 당초 계획과 달리 일박을 했을 때는 못보던 것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대변항에서 보이는 죽도입니다. 이쁜 버려진 집이 있는데 뭐에 쓰는 곳일까요? 궁금한게 많은 것을 보니 아직 많이 늙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

아직도 소화가 되지 않아 연화리 해녀촌은 포기입니다. 해운대가 아닌 대변항에 숙소를 잡은 이유는 멸치를 먹기 위해서라 참아야 합니다.

어디를 가셔도 맛은 비슷하다는 첩보를 입수한터러 두명이 멸치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갑니다.

22,000원에 멸치회(무침), 멸치구이, 멸치조림을 줍니다. 게다가 소주, 맥주는 이벤트로 한병에 3,000원!!!!!

평일 저녁이라 손님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커플석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서 대변항이 보이는 명당입니다.

멸치회라 쓰고 멸치무침을 줍니다. 멸치는 아무리 싱싱해도 비린내가 조금 나서 그냥 먹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무쇠팬에 멸치구이를 줍니다. 이거 정말 맛도리입니다. 뼈가 연해서 그냥 통으로 먹어도 하나도 걸리는게 없습니다. 술이 절로 들어갑니다.

이건 멸치조림입니다. 쌈으로 먹습니다.

멸치가 정말 실하고 굽기도 정말 적당합니다. 이런 퀄리티의 멸치를 도심에서 먹을 수 있을까요?

칵테일로 소주를 마시면 무슨 맛일까요? 하이볼이 유행이라 술 도수가 더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대변초등학교' 였는데 학생회장이 어른들을 설득하여 개명했다고 합니다.

술이 모질라서 생탁과

좋은데이를 사가지고 호텔로 복귀했습니다.

부산은 좋은데이인데....... 진로가 세를 너무 넓히는 것 같습니다. 지역 소주는 살려줘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소주가 싸다고 좀 많이 먹은 모양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는 사진이 없습니다.

아침에 찍은 호텔방 사진입니다. 힐튼 호텔보다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생탁을 제가 먹은 기억이 없는데.......

 

 

천장과 벽이 모두 거울입니다. 간만에 퀸사이즈 침대에서 같이 잤는데 서로 코를 골아서 잘 못잤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티비도 크고 침대에서 눈만 올리면 잘 보입니다. 퇴실하기가 싫습니다.

일박에 4만원인데 심지어 조식까지 제공입니다. 구운계란, 컵라면, 토스트까지 거하게 챙겨먹고 원두커피는 테이크아웃 해서 알차게 먹고 나왔습니다. 다시 오고 싶은 호텔입니다. ^^